• 2025년 12월 02일
한길사

‘권리를 가질 권리’와 평화의 조건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이진우 옮김, 한길사, 2017 김은주(철학연구자, 이화여대) ‘정치적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근본적으로 탐구한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세계를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물어온 20세기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아렌트에게 인간은 타인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의 존엄은 타인과 더불어 말하고 행위함으로써 세계를 구성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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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타자와 관계 맺는 실천인류학

– 정병호, 『고난과 웃음의 나라 :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 창비, 2020 이수정(덕성여대 문화인류학) 늘 “괜찮아, 일없어” 하고 웃으며 누구보다 바삐 사람들을 이어왔던 실천인류학자 정병호가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그의 부재를 실감하는 지금, 한국사회는 여전히 깊은 불화와 불안 속에 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지닌 이들 사이의 혐오가 일상이 되었고 세계 곳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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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핵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토머스 셸링, 이경남․남영숙 옮김, 『갈등의 전략』, 한국경제신문, 2013 구갑우(북한대학원대 교수) 『갈등의 전략』(1960, 개정판 1980)을 쓴 토머스 셸링(Thomas Schelling, 1921~2016)은 2005년 12월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당시 기념강연의 제목은 ‘놀라울 따름인 60년: 히로시마의 유산’(『미시동기와 거시행동』, 한국어판 2009)이었다. 셸링은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무기를 투하한 이후, 핵전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경제학자로서 1950~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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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으려는 마음

―장준하, 『돌베개』, 세계사, 1992 정주아(강원대 국어국문학 교수) 회고록은 서술이 이루어지는 시점과 사건이 발생한 시점 간의 ‘시차’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글쓰기 양식이다. 이때 ‘시차’란 시간의 차이(時差)이기도 하고, 시각의 차이(視差)이기도 하다. 지난한 시간을 견디며 생겨난 이 시차‘들’의 깊이는 때로는 유려한 철학적 사변이나 문학적 상상력보다도 묵직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사상계 』를 펴낸 언론인이자 군부정권에 필사적으로 저항한 정치인이었던 장준하(張俊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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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화’의 원천을 찾아서

―제프리 D. 삭스, 이종인 옮김,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21세기북스, 2014 이동기(강원대 평화학과 교수) 한국 권력자는 ‘자유통일론’의 깃대를 세웠고 북한(조선) 권력자는 “적대적 양국 관계”를 초들며 ‘영구분단’의 길을 찾는다. 한때 ‘한반도형’ 평화 형성을 말하던 이들은 무력하고 망연하다. 기묘한 위안거리는 한반도만 ‘평화의 불가능성’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1세기 중반 현 세계질서를 신냉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치다. 익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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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권 정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제레미 리프킨, 이정배 옮김, 『생명권정치학』(대화출판사, 1996) 조효제(성공회대 사회학전공 교수) 서평의 형식으로 오래 전의 도서를 소개하는 일은 흔치 않다. 제레미 리프킨의 『생명권정치학』은 출간 때에도 호평을 받았지만 작금의 현실에 주는 함의가 큰 책이어서 다시 음미할 가치가 충분하다. 리프킨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인간은 살아있는 지구행성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생명권 보전에 실패하면 안전, 안정, 안보도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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