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04월 01일

산불 이후의 세계

― 신하림, 『산불은 마을을 어떻게 바꿨나』, 바른북스, 2024 박대우(출판편집자, 온다프레스 대표) 『산불은 마을을 어떻게 바꿨나』는 경제학 박사이자 『강원일보』 기자인 신하림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여간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삼척에 이르기까지 영동지역 일대를 취재하며 각지의 산불 피해를 기록한 재난참사 보고서이자 백서다.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연일 그 피해 규모를 대서특필하지만 그 관심은 길어야 한 달까지만 이어진다. 그 뒤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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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답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말하기

― C.더글러스 러미스, 김종철·최성현 옮김,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개정판), 녹색평론사, 2011 윤은성(시인, 기후생태 활동가) 기후위기를 체감하게 되면서 나는 점차 민주주의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구 지표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부를 독점한 일부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벌이는 파괴적 활동과 착취 시스템에 의해, 생태계는 전에 없이 ‘절멸’을 향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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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독재시대의 생명평화운동과 장일순의 삶

―한상봉, 『장일순 평전』, 삼인, 2024 김태우(한국외국어대 한국학과 교수) 최근 세계의 중요한 변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매우 비관적이다. 한국 사회는 인류역사상 최악의 합계출산율과 최고의 자살률로 표상되는 ‘압축소멸’(조효제)의 시대를 맞았고, 세계는 인류 실존의 위기나 다름없는 ‘기후위기의 시대’와 ‘전쟁의 시대’(박노자)를 관통하고 있다. 사람들은 지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해 가고 있다. 무위당(无爲堂) 장일순(張壹淳, 1928~1994) 30주기를 맞아 발간된 『장일순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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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만든 비가시성에 맞서는 글쓰기

―롭 닉슨, 김홍옥 옮김,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에코리브르, 2020 공유정옥(직업환경의학과 의사) 한량없이 느리게 일상적으로 계속되며 피해가 나중에 드러나는 ‘느린 폭력’이 있다. 유해화학물질이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와 토양을 통해 서서히 병드는, 개발 혹은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대를 이어 살아온 땅과 공동체를 빼앗긴 후 난민이 되어 떠돌거나 반대로 보호구역에 격리되는, 종전 후에도 삶터에 남겨진 불발탄과 지뢰와 방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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