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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만든 비가시성에 맞서는 글쓰기
―롭 닉슨, 김홍옥 옮김,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에코리브르, 2020 공유정옥(직업환경의학과 의사) 한량없이 느리게 일상적으로 계속되며 피해가 나중에 드러나는 ‘느린 폭력’이 있다. 유해화학물질이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와 토양을 통해 서서히 병드는, 개발 혹은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대를 이어 살아온 땅과 공동체를 빼앗긴 후 난민이 되어 떠돌거나 반대로 보호구역에 격리되는, 종전 후에도 삶터에 남겨진 불발탄과 지뢰와 방사성…
전문장애를 중심으로 역사를 쓴다는 것
―킴 닐슨, 김승섭 옮김, 『장애의 역사』, 동아시아, 2020 이지은(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장애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킴 닐슨의 ‘미국의 장애사(A Disabilit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는 우리가 지금 장애라고 부르는 개념, 장애인이라 불리는 범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의 경험이 만들어져 온 역사적 과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그것이 미국이라는 국가가 만들어져 온 과정과 어떤 방식으로 얽혀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탐욕스러운 시장, 지체할 수 없는 돌봄
: 클라우디아 골딘, 김승진 옮김, 『커리어 그리고 가정』(생각의힘, 2021) 최시현(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잠시 상상해보자. 같은 대기업에서 만나 결혼해 5살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있다. 아침에 씩씩하게 등원을 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구토를 한 후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며 어떻게 할지 묻는 교사의 전화는 둘 중 누구에게 걸려올까. 그리고 긴급하게 결정된 주말 출장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야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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