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2월 02일
창비

박멸, 추방, 혐오 그리고 ‘핵심현장’

-백영서,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창비, 2013 김항(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지난 세기 전환기에 역사 이해, 미래 전망 그리고 현재 진단을 위한 지식의 지각변동을 이끈 몇 가지 키워드가 있었다. 그중 하나로 ‘동아시아’를 꼽는 데에 이견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소련 해체와 냉전체제 붕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질서에 균열을 가져왔고, 그와 연동하여 19세기 이래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역사에 대한 발본적 성찰을…

전문
글항아리

싸우지 않아서 생겨나는 것

-나오미 클라인, 『도플갱어』, 류진오 옮김, 글항아리, 2024 최민우(소설가) 캐나다 작가 나오미 클라인은 『노 로고』, 『쇼크 독트린』 등의 저서를 통해 글로벌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착취 전략을 파헤침으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진보적 행동가다. 이런 소개에 말을 보태면 보통 다음과 같은 단어가 더 따라붙는다. 도발적인, 단호한, 예리한, 논증적인, 실천적인 등등. 이 단어들을 목걸이로 꿸 수 있는 실은 ‘확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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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

장애를 중심으로 돌봄을 다시 사유하기

– 에바 페더 키테이, 『의존을 배우다』, 김준혁 옮김, 반비, 2023 김수희(피치마켓 본부장, 전 특수교사) 네모난 바퀴를 가진 자전거가 굴러갈 수 있을까? 이 자전거를 굴려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때 종종 건네는 말이다. ‘바퀴를 있는 힘껏 굴린다, 바퀴의 모서리를 깎아서 둥그렇게 만든다, 혹은 자전거를 번쩍 들고 걸어간다’라는 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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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문화연구

지구화된 21세기의 혐오와 폭력 이해하기

―아르준 아파두라이, 『고삐 풀린 현대성』, 차원현 외 옮김, 현실문화연구, 2004 김도혜(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1996년 미국에서 출판된 이 책은 인류학자 아르준 아파두라이가 냉전체제 이후 본격화된 세계화(globalization) 현상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차원(cultural dimensions)에 대해 분석한 에세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판된 이래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사회과학 연구에서 ‘풍경,’ ‘정경,’ 혹은 ‘스케이프’(scapes)라는 개념을 유행시켰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는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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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젠더와 남성성/들을 ‘관계’로 바라보기

― R. W. 코넬, 『남성성/들』, 안상욱·현민 옮김, 이매진, 2013 김소라(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강사) 최근 우리 사회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정치적 성향과 실천,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를 선동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남성성’이라는 틀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와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페미니스트들은 한국 사회에서 발견되는 남성성의 특성을 ‘식민지 남성성’으로 이해하고, 젠더폭력에서 발견되는 남성성과 폭력…

전문

‘우리 모두’는 누구인가, 국가/민족/나라 안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기

― 조앤 W. 스콧, 『Parité! 성적 차이, 민주주의에 도전하다』, 국미애 외 옮김, 인간사랑, 2009 배은경(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성적 차이, 민주주의에 도전하다』의 표지에는 빠리떼(Parité)라는 커다란 캘리그래피가 그려져 있다. 패러티(parity), 균등(均等) 정도로 번역되는 이 단어가 책의 원 제목이다. 이 글에서는 책에서 사용된 ‘남녀동수’라는 말 대신 ‘빠리떼’라는 원어 발음 표기를 사용하고자 한다. 단순히 선출직 공직에 남녀가 50/50의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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