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1월 21일

지치지 않으려는 마음

―장준하, 『돌베개』, 세계사, 1992 정주아(강원대 국어국문학 교수) 회고록은 서술이 이루어지는 시점과 사건이 발생한 시점 간의 ‘시차’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글쓰기 양식이다. 이때 ‘시차’란 시간의 차이(時差)이기도 하고, 시각의 차이(視差)이기도 하다. 지난한 시간을 견디며 생겨난 이 시차‘들’의 깊이는 때로는 유려한 철학적 사변이나 문학적 상상력보다도 묵직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사상계 』를 펴낸 언론인이자 군부정권에 필사적으로 저항한 정치인이었던 장준하(張俊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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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체제론의 삼중체제 인식

― 백낙청,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창비, 1994(개정 2021) 이일영(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해 가을 유튜브 백낙청TV에 초대받아 백낙청의 저서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이하 『공부길』)을 새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30년이 지났는데, 분단체제론의 기원과 계보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와 한반도에 나타나고 있는 위기적 징후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각을 가다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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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화’의 원천을 찾아서

―제프리 D. 삭스, 이종인 옮김,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21세기북스, 2014 이동기(강원대 평화학과 교수) 한국 권력자는 ‘자유통일론’의 깃대를 세웠고 북한(조선) 권력자는 “적대적 양국 관계”를 초들며 ‘영구분단’의 길을 찾는다. 한때 ‘한반도형’ 평화 형성을 말하던 이들은 무력하고 망연하다. 기묘한 위안거리는 한반도만 ‘평화의 불가능성’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1세기 중반 현 세계질서를 신냉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치다. 익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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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적인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오카모토 다카시, 강진아 역, 『중국사, 어떻게 읽을 것인가』(투비북스, 2023) 이욱연(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요즘 중국은 ‘중국적인 것’에 진심이다. 정치적·학술적 차원에서, 심지어는 소비와 문화 트렌드로서 중국적인 것에 관심이 높다. 중국적인 것에 관한 관심은 먼저 중국 학계에서 1990년대 중후반에 시작되었다. 중국적인 것, 범박하게 말해서 중화성(Chineseness)을 근대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주로 인문사회 학술계에서만 논의하였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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