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전쟁
지치지 않으려는 마음
―장준하, 『돌베개』, 세계사, 1992 정주아(강원대 국어국문학 교수) 회고록은 서술이 이루어지는 시점과 사건이 발생한 시점 간의 ‘시차’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글쓰기 양식이다. 이때 ‘시차’란 시간의 차이(時差)이기도 하고, 시각의 차이(視差)이기도 하다. 지난한 시간을 견디며 생겨난 이 시차‘들’의 깊이는 때로는 유려한 철학적 사변이나 문학적 상상력보다도 묵직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사상계 』를 펴낸 언론인이자 군부정권에 필사적으로 저항한 정치인이었던 장준하(張俊河,…
전문‘신평화’의 원천을 찾아서
―제프리 D. 삭스, 이종인 옮김,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21세기북스, 2014 이동기(강원대 평화학과 교수) 한국 권력자는 ‘자유통일론’의 깃대를 세웠고 북한(조선) 권력자는 “적대적 양국 관계”를 초들며 ‘영구분단’의 길을 찾는다. 한때 ‘한반도형’ 평화 형성을 말하던 이들은 무력하고 망연하다. 기묘한 위안거리는 한반도만 ‘평화의 불가능성’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1세기 중반 현 세계질서를 신냉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치다. 익숙하지…
전문‘생명권 정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제레미 리프킨, 이정배 옮김, 『생명권정치학』(대화출판사, 1996) 조효제(성공회대 사회학전공 교수) 서평의 형식으로 오래 전의 도서를 소개하는 일은 흔치 않다. 제레미 리프킨의 『생명권정치학』은 출간 때에도 호평을 받았지만 작금의 현실에 주는 함의가 큰 책이어서 다시 음미할 가치가 충분하다. 리프킨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인간은 살아있는 지구행성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생명권 보전에 실패하면 안전, 안정, 안보도 없다는…
전문공존의 대안을 어디서 찾을까
: 라시드 할리디, 유강은 옮김,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열린책들, 2021) 정욱식(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평화네트워크 대표) 나는 10월 7일 팔레스타인 정파인 하마스의 기습적이고 야만적인 이스라엘 공격과 이스라엘의 대학살극을 방불케 하는 보복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중동 정세가 많이 안정화되어있는 줄 알았다.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2020년에 바레인 및 아랍에미레이트와 정식 수교를 맺었고, 올해 3월에는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