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09월 16일

분단체제론의 삼중체제 인식

― 백낙청,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창비, 1994(개정 2021) 이일영(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해 가을 유튜브 백낙청TV에 초대받아 백낙청의 저서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이하 『공부길』)을 새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30년이 지났는데, 분단체제론의 기원과 계보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와 한반도에 나타나고 있는 위기적 징후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각을 가다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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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화’의 원천을 찾아서

―제프리 D. 삭스, 이종인 옮김,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21세기북스, 2014 이동기(강원대 평화학과 교수) 한국 권력자는 ‘자유통일론’의 깃대를 세웠고 북한(조선) 권력자는 “적대적 양국 관계”를 초들며 ‘영구분단’의 길을 찾는다. 한때 ‘한반도형’ 평화 형성을 말하던 이들은 무력하고 망연하다. 기묘한 위안거리는 한반도만 ‘평화의 불가능성’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1세기 중반 현 세계질서를 신냉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치다. 익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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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디드니에서 스탠딩락으로

: 디 브라운, 최준석 옮김, 『운디드니에 나를 묻어주오』, 나무심는사람, 2002 백영경(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원주민의 역사에 대한 책을 하나 고르겠다고 하고서 처음 떠올린 책이 『운디드니에 나를 묻어주오』(이하 『운디드니』)이긴 했다. 하지만 도대체 이게 언제적 책인가. 아무리 오래된 책이라도 괜찮으니 필요한 책을 골라 소개한다는 게 <잔다리서가>의 취지라고는 하나 원서가 처음 발간된 게 1970년이니 오래되어도 너무 오래되긴 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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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적인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오카모토 다카시, 강진아 역, 『중국사, 어떻게 읽을 것인가』(투비북스, 2023) 이욱연(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요즘 중국은 ‘중국적인 것’에 진심이다. 정치적·학술적 차원에서, 심지어는 소비와 문화 트렌드로서 중국적인 것에 관심이 높다. 중국적인 것에 관한 관심은 먼저 중국 학계에서 1990년대 중후반에 시작되었다. 중국적인 것, 범박하게 말해서 중화성(Chineseness)을 근대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주로 인문사회 학술계에서만 논의하였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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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권 정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제레미 리프킨, 이정배 옮김, 『생명권정치학』(대화출판사, 1996) 조효제(성공회대 사회학전공 교수) 서평의 형식으로 오래 전의 도서를 소개하는 일은 흔치 않다. 제레미 리프킨의 『생명권정치학』은 출간 때에도 호평을 받았지만 작금의 현실에 주는 함의가 큰 책이어서 다시 음미할 가치가 충분하다. 리프킨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인간은 살아있는 지구행성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생명권 보전에 실패하면 안전, 안정, 안보도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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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대안을 어디서 찾을까

: 라시드 할리디, 유강은 옮김,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열린책들, 2021) 정욱식(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평화네트워크 대표) 나는 10월 7일 팔레스타인 정파인 하마스의 기습적이고 야만적인 이스라엘 공격과 이스라엘의 대학살극을 방불케 하는 보복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중동 정세가 많이 안정화되어있는 줄 알았다.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2020년에 바레인 및 아랍에미레이트와 정식 수교를 맺었고, 올해 3월에는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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